요즘 사람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책이 멀어진 이유는 ‘시간 부족’이 아니라 ‘습관 부재’에 있다. 하루 단 10분이라도 책과 만나는 시간을 만들면, 삶의 밀도가 달라진다. 이번 글에서는 하루 10분 독서, 오디오북 활용, 필사 도전기를 통해 독서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1. 하루 10분 독서 – 작지만 꾸준한 시간의 힘
책을 읽기 위해선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시간 확보가 더 중요하다. 나는 매일 10분, 단 10페이지만 읽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에는 10분이 무슨 독서야?라고 생각했지만, 이 짧은 시간이 놀라운 변화를 만들었다. 핵심은 습관화다.
하루 10분 독서는 시간을 내는것이 아니라 시간을 만드는행위다. 우리는 늘 바쁘지만, SNS를 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데 쓰는 짧은 시간을 책으로 대체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아침 출근 전 커피 한 잔과 함께, 점심 후 잠깐의 휴식 시간, 혹은 잠들기 전 침대에서 10분이면 된다. 중요한 건 매일 하는 것이다.
꾸준히 읽다 보면 한 번에 오래 읽는 독서보다 매일 짧게 읽는 독서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접하면 내용이 머릿속에 오래 남고, 독서가 삶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예전엔 책을 사놓고 미루다가 결국 읽지 못했지만, 지금은 10분 독서가 습관이 되어 책이 늘 손 닿는 곳에 있다.
또한 이 습관은 자기 통제력과 집중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처음엔 몇 페이지 읽다 스마트폰을 확인하곤 했지만, 점차 집중의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10분이 20분으로, 20분이 1시간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매일 10분은 결국 작은 승리의 축적이다.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나는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자란다.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중요한 건 책을 읽는 나를 만드는 것이다. 하루 10분의 독서는 바로 그 출발점이다. 작지만 꾸준한 시간은 결국 생각의 폭을 넓히고,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꾼다.
2. 오디오북 활용 – 바쁜 일상에서도 책과 가까워지는 법
책을 읽는 방법은 꼭 종이책일 필요가 없다. 오디오북은 현대인에게 이동하는 서재를 선물한다. 나 역시 처음엔 오디오북에 반신반의했다. 책은 눈으로 읽어야지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최고의 도구였다.
밀리의 서재, 윌라 같은 오디오북을 읽기도 하고, 교보문고에 sam 전자북을 읽기도 했다. 책을 직접 읽어야 눈에 들어 오는 스타일이다 보니 오디오북은 왠지 시작하기 꺼려 졌는데, 안 듣는 것 보다 나았고, 잠자기 전에 조용히 틀어 놓은 오디오북은 자장가 처럼 들리기도 하고, 한줄이라도 기억할 수 있으니 좋았다. 특히 오디오북을 듣다보면 배우들이나 성우가 읽어주는 책들이 특히 큰 울림을 주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서 바쁜 일상 위로를 받는 것 같은 느낌마저 가질 수 있었다.
출근길 버스 안, 설거지할 때, 산책 중에도 이어폰 하나면 책 한 권이 손안에 들어왔다. 오디오북은 독서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춰준다. 피곤하거나 눈이 아픈 날에도, 단 10분만 들으면 된다. 반복 청취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들으면 자연스럽게 문장이 귀에 익고, 문장의 리듬감과 어휘력도 향상된다.
특히 자기계발서나 에세이처럼 내용이 비교적 가벼운 책은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흡수력이 높다. 나는 출퇴근길에 하루 한 챕터씩 듣는 것을 목표로 했고, 한 달 만에 3권의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시간이 없어서 못 읽었을 책들이 오디오북 덕분에 자연스럽게 내 일상에 녹아든 것이다.
오디오북의 또 다른 장점은 감정 이입이다. 전문 성우나 저자가 직접 읽는 목소리를 통해 글의 감정선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글자가 아닌 목소리로 듣는 책은 감정의 결이 다르다. 어떤 구절은 더 따뜻하게, 어떤 문장은 더 깊게 마음에 스며든다.
물론 오디오북은 듣기만 하는 수동적 독서로 끝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듣고 메모하기습관을 병행했다. 인상적인 문장이 나오면 휴대폰 메모장에 간단히 기록하고, 주말에 그 메모를 바탕으로 짧은 리뷰를 썼다. 그렇게 하면 단순히 들은 내용이 아니라 내 생각이 담긴 독서 기록으로 남는다.
오디오북은 책 읽기의 대체재가 아니라, 독서의 확장이다. 손이 바쁜 순간에도, 눈이 피곤한 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책과 연결될 수 있다. 바쁜 시대에 독서를 지속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똑똑한 방법이 바로 오디오북이다.
3. 필사 도전기 – 글을 옮기며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책을 읽는 것만큼 중요한 건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 방법 중 하나가 필사다. 필사는 단순히 문장을 베껴 쓰는 게 아니라, 글의 호흡과 리듬을 온몸으로 느끼는 행위다.
나는 한 달에 한 권을 정해, 그중 인상 깊은 구절을 매일 1~2페이지씩 손으로 옮겨 썼다. 처음엔 손이 아프고 귀찮게 느껴졌지만, 며칠 지나자 집중력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손으로 글을 쓰는 동안엔 잡생각이 사라지고, 오로지 문장에만 몰입하게 된다. 성경책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늘 읽기 힘들어 하는데, 시편을 적어보기로했다. 생각보다 필사의 힘은 컸다.
필사의 가장 큰 효과는 기억의 깊이다. 눈으로 읽을 때보다 손으로 쓰며 읽으면 문장이 뇌 속에 더 강하게 새겨진다. 단순히 좋은 글이네 하고 지나쳤던 문장도, 손끝을 거치면 내 언어로 변한다. 어떤 표현은 나도 모르게 일상 대화 속에서 튀어나오고, 글을 쓸 때 자연스럽게 활용되었다.
또한 필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조용히 글을 옮겨 쓰면, 마치 명상을 하는 듯한 평온함이 찾아온다. 하루 동안의 피로가 풀리고, 생각이 정리된다. 특히 감정이 복잡할 때, 마음에 닿는 문장을 따라 써 내려가면 그 문장이 나를 위로해준다. 요즘은 필사하기 좋은 책들이 따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필사는 더할 나위없는 취미 생활이 되기 좋은 것 같다.
나는 필사 노트를 따로 만들어 날짜를 기록하며 썼다. 한 페이지가 채워질 때마다 뿌듯했고, 그 노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내 성장의 기록이 되었다. 필사한 문장들을 다시 읽으면 그때의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필사는 느림의 미학이다. 빠르게 정보를 소비하는 시대에 손으로 천천히 글을 쓰는 일은 역설적으로 깊은 만족을 준다. 그 느림 속에서 우리는 글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생각의 힘을 다시 발견한다.
하루 10분 독서로 시작해, 오디오북으로 확장하고, 필사로 마무리하는 루틴은 단순한 독서법이 아니다. 그것은 생각하는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꾸준히 읽는 사람이 결국 삶의 변화를 만든다. 많이 읽고 기억이 안나는 것보다, 오늘 단 10분이라도 책을 펼쳐보자. 그 10분이 쌓여 내일의 나를 한층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힘들때 기억이 나서 툭 하고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